남자 배나온 것보다 머리 빠진 것이 더 싫다
직장인 K씨(31세)는 작년 크리스마스에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사랑을 키워오고 있다.
친구 소개를 통해 만난 그녀가 볼 때마다 예뻐서 어떻게 할 줄 모르겠다는 그를 두고 주변에서는 ‘오글거린다’며 핀잔을 주지만 그래도 좋다는 K씨.
그러나 구정 연휴 마지막 날 여자친구를 만난 뒤 K씨는 갑자기 어두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유인 즉, 여자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남자 배나온 것보다 머리 빠진 것이 더 싫다”고 남긴 것이다.
사실 그녀는 알지 못하지만 몇 년 전부터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던 K씨였다.
◆ 5명 중 1명은 탈모, 부정적 인식에 억울?
탈모환자는 관련 업계에서는 성인 5명 중 1명, 작년 말로 공식인구가 5000만명을 돌파한 우리나라 인구수를 대입해 보면 1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같은 집작은 공식적인 통계가 아닌 만큼 신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
사실 탈모의 기준은 다소 애매모호한데가 있어 어디까지 탈모인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머리칼이 풍성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의외로 탈모 기미가 있을 수도 있다.
지난 구정 설에 방송된 ‘아이돌 건강 미녀 선발대회’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풍성한 모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티아라 지연에게서도 탈모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탈모 증상을 갖고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남성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여성들에게 있어서 탈모는 ‘나이든 아저씨’ 등 부정적인 인식의 상징으로 꼽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탈모 증세가 많이 진행된 남성은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보이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 본인은 어떤 탈모인지부터 파악해야
탈모로 인해 입는 정신적 피해를 벗어나려면 우선 자신의 탈모가 어떤 종류인지 알아야 한다.
탈모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하루 50~70개 이상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게 나눠진다. 오랜 기간 병을 앓고 난 뒤 생기기도 하고, 약물 부작용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영양 불균형, 곰팡이 감염, 머리를 당겨 묶는 습관 등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탈모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냐, 치료가 가능한 것이냐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은 대부분 원인이 사라지면 없어진다. 문제는 선천적인 이유에 의해 탈모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바로 유전성 탈모나 안드로겐성 탈모가 이에 해당한다.
◆ 선천적이라고 해도 포기 말자
선천적인 탈모증 환자라고 해도 대안은 있다. 1차적으로 약물 치료를 열심히 받는 것이다. 현재 가장 의학적으로 인정받는 치료법은 프로페시아와 미녹시딜 사용이다. 다만 프로페시아는 전문약으로 여성 특히 가임기의 여성은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고 남성의 경우라도 의사의 지시 아래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미녹시딜은 외용제로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다가 탈모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은 역사가 있으며, 안전성이 뛰어나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쉽게 구할수 있다.
미녹시딜 제제 중에는 현대약품이 1998년 발매한 마이녹실이 가장 오래됐으며, 대한모발학회와 공동으로 14개 대학병원에서 진행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당시 임상시험에서는 임상시험 대상 170명 중 92.9%에서 모발의 개수 및 굵기가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며 “이는 스트레스 역시 탈모를 촉진하는 주요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