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대인관계 노하우, 우연히 상사의 탈모를 발견했다면?

[두시의 라디오 왈츠! 오늘 곪은 속을 시원하게 풀어줄 직장인 대표는요, 바로 oo팩토리 영업 2팀의 P대리님인데요, 전화연결 됐나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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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ZOZO.tv님의 Radio AIWA

“야! 영업 2팀 M대리!! 너 휴가 잘 다녀왔냐?! 쌔까맣게 타서 더 섹시해졌더라?!” “너 여자친구 옆구리에 끼고 해변 거닐 때 나랑 과장님은 삼일 밤 샜다!” “너 여친이랑 행복할 때 나는 집에 못 들어가서 마누라한테 머리 뜯겼다!” “니가 휴가가면서 안 넘겨준 자료 때문에 너한테 전화하니까 없는 번호라 그랬을 때!!! 나 너 죽이고 싶었어!!!” “니 컴퓨터 비번 몰라서 통째로 들고 AS센터 세 번이나 왕복했어!!!” “야! M대리!! 다시 한 번 물을께!!! 너 휴가 재미있었냐?!!!! 난 너 없는 4일동안 죽는 줄 알았어!!!!”

[아, 이분 고단수네요! 휴가 가면서 번호까지 바꾸고 잠적해버리는 직장동료, 직장후배, 어떻게 해야 하나요? P대리님이 쌓인 게 많으실만 하네요! 속은 좀 풀리셨나요? 시원하게 날려준 오늘의 속풀이의 주인공 P대리님께 선물로 가정용 에어컨 드리겠습니다!]

나는 그저 꿀 같은 휴가기간 동안 방해받고 싶지 않았을 뿐이고, P대리 너는 나를 원망했고, 너는 그런 나를 팔아 가정용 에어컨을 획득했지. 그럼 된 거 아냐?! 난 전국적으로 망신당했는데?!

과장님의 쓸쓸한 뒷모습
Day 339 - head shave

brianjmatis님의 Day 339 – buzz cut

“자네, 번호는 왜 바꾸고 갔나?” “핸드폰 명의에 문제가 생겼다고? 그럼 회사에 연락을 해줘야지!” “자네 때문에 업무에 차질이 많았던 거 아나?”

내가 왜? 일부러 휴가 날짜 맞춰서 번호 바꿨는데. 미쳤다고 연락을 하나? 으아 저놈의 털과장, 째려보면 내가 쫄 거 같아?! 입 싼 P대리는 이 핑계로 에어컨을 챙겼는데, 저 털과장은 또 이걸 빌미로 뭘 요구하려고 그러는 거지? 나를 얼마나 갈구려고?!

“됐어. 그만 나가 봐.”

저 지친 표정.. 이제 나랑 상종하기도 싫다 이건가? 내가 속을 줄 알고! 저러다가 갑자기 히스테리 부린 적이 한두 번이었어야 말이지.

헉, 털과장도 마누라한테 뜯겼나? 왠 땜빵이..! 크흠, 좀 미안하긴 하네. 그치만 뭐 따지고 보면 내 잘못도 아닌데! 나는 휴가를 즐겼을 뿐이라고!

점점 커지는 그의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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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in cubicle with laptop and stacks of files

성질내기 헉, 저거 왜 점점 커지지? 뒤통수라 보이지도 않는 건가? 보이면 저러고 못 다닐텐데. 요즘엔 짜증도 별로 없고 세상 다 산 것 같은 얼굴인데. 에잇, 괜히 미안하잖아! 왜 저러고 다니는 거야?

의심하기 사모님이 저 부분만 집중적으로 쥐어 뜯으시나? 땜빵자국이 넓어지다 못해 누가 보면 그 유명한 원형탈몬가 머시긴가 하는 건 줄 알겠네.

불쌍하기 아니, 진짜 모르나봐. 완전 넓어졌는데. 하긴 맨날 땀 뻘뻘 흘리면서도 거울 한 번 안 보는 양반이니.. 누가 얘기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 근데, 왜 다들 뒤에선 막 웃으면서 털과장 앞에만 가면 아무 얘기도 안 해주는 거지? 다들 너무한 거 아냐?!

자책하기 나 휴가 다녀온 후로 생겼는데.. 저거.. 진짜 나 땜에 스트레스 받아서 탈모 온 건가.. 에잇..  난 솔직히 한 번 당해봐라, 이거였는데. 이럴 줄은 몰랐는데..! 안 그래도 왜소한 양반이 비쩍 말라갖구 배만 더 나오는 것 같네. 에잇. 에잇!

책임전가 이게 다 P대리 때문이야! 덜떨어진 놈이 내가 분명히 파일로 챙겨준 건 어쩌고 그 고생을 사서했대? 괜히 털과장이랑 야근이나 하고.. 그래놓고 전국적으로 내 욕을 그렇게 시원하게 하고..! 이제 무서워서 휴가나 가겠어?!

사나이답게 책임진다

점심시간,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는 털과장을 끌고 약국으로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하면, 털과장도 알겠지? 직접 말하면 그 소심한 성격에 엄청 민망해 할테니까.

“와, 이게 말로만 듣던 탈모치료제인가 봐요.” 아니 아니, 좀 어색한가?

“과장님, 요즘 힘든 일 있으세요?” 크흠, 이게 더 어색한가?

“과장님, 뒤통수에..” 그렇다고 이렇게 말하기는 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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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대리, 너 여기서 뭐해?” 아, 저 자식은 또 왜 여기 나타났지? 그것도 약국 앞에 붙어있는 이창훈 포스터에다 대고 중얼거리는 지금 내 앞에!

“뭐야, M대리 너 탈모왔냐?” 너야 말로 뭐야, 이 자식이! 저 쌤통이라는 표정은!

“아, 왜 때려?!?!?!?” 니가 저번에 전국적으로 내 욕한 벌이다, 짜식아! 뒤통수 한 대 맞았다고 죽냐?

“야, P대리, 고개숙인 남자의 뒷모습이 얼마나 쓸쓸한지 너는 아냐.”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너 내 덕분에 에어컨 탔지. 그래서 털과장한테는 FDA가 승인한 외용액인 미녹시딜 제제로 만들고, 다년간의 노하우와 임상실험으로의 검증을 통한 안전한 탈모치료제로 병원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한 이걸 드릴 거야.”

그니깐 너 털과장 뒤에서 점점 넓어지는 땜빵갖고 한 번 더 비웃으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