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여자들이 많이 보는 남자 신체부위는?
Asterion!/Fearless
덕팔씨는 꽤나 잘 생겼다. 다만 머리가 좀 까졌을 뿐이다. 까진 정도가 그리 심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M자 이마가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그래서 잘생긴 얼굴이 제 몫을 못한다. 덕분에 여자도 생긴 것에 비해 그닥 꼬이는 편이 아닌 것 같다. 머리탓이다. 꽤나 쓸만한 이목구빈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얼굴만 보면 ‘노안’까지는 아닌데, 전체적으로 숱이 없으니 시원하게 생긴 뚜렷한 이목구비가 오히려 덕팔씨를 겉 늙어보이게 한다.
그래서 덕팔씨가 선택한 비장의 무기가 있다.
흑채!
뿌리기만 하면 구석구석을 메워주니 덕팔씨의 흑채사랑은 하늘같고 바다같다. 요즘엔 기능도 업그레이드 되어 나오니 생활 방수는 기본, 태풍에도 비교적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흑채는 덕팔씨에서 하늘에서 강림한 구세주다.
덕팔씨에게 있어서 흑채는 화려한 휴가를 보내기 위한 비장의 무기와도 같다. 해변에서 뭇 여성들에게 어필할만한 남자의 신체스펙이야 키, 근육, 얼굴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마는, 몸이나 얼굴보다 최우선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사양은 바로 숱 많은 머리일테니 말이다. 얼굴이나 키에서 빠질 것이 없는 덕팔씨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했다.
덕팔씨는 친구들이랑 여름 휴가 계획을 세웠다. 마침 여자친구가 여행을 간 시점을 노려 3일 동안 동해바다에서 화끈한 여름을 보낼 생각이었다. 숫자는 네 명. 자신들이 마치 ‘신사의 O격’ 인물들인 것 마냥 한껏 똥폼 잡으며 육체미를 드러낼 것에 신이 나있다.
hassi/ The Men 4″
그들의 여행은 시작되었고, 빠지지 않게 생긴 훈남포스를 풍기는 그들에게 여자들의 시선이 꽂혔다. 흑채로 M자를 채운 덕팔씨도 오늘만큼은 자신감 만땅! 친구들보다 좀 더 생겼다는 넘치는 자신감으로 자진해서 ‘장동건’역까지 맡았다. 조금 흑채가 과했는지 머리가 떠보이긴 하지만 덕팔씨, 멋있다.
미녀1
, 미녀2, 미녀3..
드넓은 모래사장의 쭉빵 미녀들은 덕팔씨의 매너와 훈남 미소에 빠지고 있었다. 그는 ‘장동건’이니까.
이즈음까지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파이팅 넘치는 우리의 덕팔씨, 오늘 기분이 너무 업됐나보다.
바다 속으로 다이빙 아닌 다이빙을 하더니 중간 깊이까지 헤엄을 치는 것이 아닌가?! 친구들이 돌아오라고 말리는 것을 너무 들뜬 나머지 덕팔씨는 자기 칭찬하는 걸로 오해하여 땅에 잘 닿지도 않는 발을 꼼지락거리며 방방 뛰어댔다.
UppyPhoto/Face the sun and the shadows will fall behind you
일이 터졌다. 덕팔씨의 발에 쥐가 난 것이다. 덕팔씨의 행동이 이상함을 눈치챈 김수로 역의 친구는 황급히 구조대원을 불렀다. 꾸르륵거리며 업 다운 반복하던 덕팔씨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끌려나오면서 스타일 구긴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민망할 따름이다. 그래도 아직 자신을 좋아해주던 미녀들이 걱정스런 듯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그 여자, 자신을 좀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다? 아래쪽을 본다? 놀란다?!? 어머 어딜 보는 거지?
수영복? 번개같이 스쳐가는 흑채! 혹시?
생명을 살린 구조대원에게 배은망덕하게 대충 인사를 남긴 채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 덕팔씨. 아니나 다를까 녹지 않는 방수 흑채라더니 통째로 흘러 덕팔씨 배꼽 밑까지 내려온 것이다. 민망하고 더러워 보인다. 게다가 머리도 없어졌다. 흑채를 털어내고 수건을 뒤집어쓰고 재빨리 나오니 미녀는 이미 떠나갔고, 친구들은 비웃음으로 ‘장동건은 무슨’ 오징어가 된 덕팔씨를 한껏 비웃어 줬다.
Augusto Mia Battaglia photography/Elafonisos
숙소로 돌아온 덕팔씨는 입맛이 없다. 소맥? 치킨? 권하는 친구들이 얄밉기 그지없다. 김민종 역할을 맡은 친구는 다른 여인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고 하니 더 열불이 난다. 내가 더 잘생겼는데!
그러다 문득 텔레비전에서 들려오는 소리.
“그대로 멈춰라! 멈추고 싶다면 약속하자.
검증된 탈모치료제 마이녹실, 현대약품 마이녹실.”
스마트 폰으로 검색해보니 이용자가 꽤 많고 효과를 본 후기들도 보였다.
게다가 철저한 자기관리와 동안으로 유명한 탤런트 이창훈이 모델이라니 더욱 믿음이 갔다.
현대약품의 마이녹실5%는 별도의 병원 처방없이도 약국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며, FDA가 승인한 외용액인 미녹시딜 제제로 만들고, 다년간의 노하우와 임상실험으로의 검증을 통한 안전한 탈모치료제다.
덕팔씨는 약국으로 달려갔다.
내년 여름엔 진짜 장동건이 되길 바랄게요, 덕팔씨!